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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전쟁영화

작은 인류애의 실천 전쟁영화 "어둠속의 빛"

제2차 세계대전이 중반부를 넘어설 무렵, 나치의 독일군은 유대인들을 격리해 두었던 폴란드내 게토지역에서 가스실과 실험실로 그들을 실어나를 계획을 세우고 수십만명의 유대인은 영문도 모른채 빼곡히 열차에 실려 죽음의 행렬을 맞이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런 끔찍한 역사의 한복판에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생존한 이들이 있었으니 이번 폴란드 전쟁영화 "어둠속의 빛, In Darkness"은 그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휴머니즘 영화라 할 수 있다.


길어지는 전쟁 중 팍팍한 가족의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유대인들이 방치하고 떠난 집에 잠입하여 시계와 보석 등을 훔치고 자신이 일하는 바르샤바 지하 하수도에 숨겨 놓는 일을 하던 폴란드인 소하는 어느날 동료와 함께 하수도에서 일하던 중 실험실로 실려갈 유대인들을 지하 하수도에 숨겨주면 큰돈을 주겠다는 제안에 현혹되고 만다. 



그렇게 소하와 그의 동료는 독일군의 눈을 피해 번갈아가며 숨겨둔 유대인들에게 먹을 것과 옷가지를 가져다 주며 그들을 돕게 되고 점점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 극에 달할수록 그들에게 인간적인 연민을느끼게 된다. 하지만 소하의 다소 일탈적인 행동에 수상함을 느낀 그의 아내는 이윽고 남편의 위험천만한 일을 알게 되고 딸과 자신 그리고 가족이 곧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음을 알고 소하를 만류하려한다. 하지만 


"우리가 믿는 예수님도 유대인이었어." 


소하는 언젠가 아내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다시 아내에게 되뇌이게 하며 그녀를 설득하고 자신이 숨겨둔 유대인들을 돕고자 한다. 한편 나치에 협력하기 시작한 친구가 소하의 행동을 이상하게 느끼고 점점 그의 위험한 일탈이 들통날 것 같은 위기가 다가오는데 영화는 시종일관 들킬듯 말듯 가슴졸이고 보게 하는 사건의 연속으로 긴장감을 유발하고 끔찍한 지하생활에 노출된 유대인들의 참상을 그려보이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결국 소하는 의심스러워하는 나치와 협력자들의 눈을 피해 유대힌들을 돌보고 그의 그런 노력과 희생을 통해 11명의 유대인들은 전후 다시금 생명의 빛을 얻을 수 있었다. 사람으로써 상처받지만 사람으로써 다시 치유된다는 어느 소설에서 보았을법한 깨달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주는 영화 "어둠속의빛"은 "쉰들러리스트","라이언일병 구하기"와는 또다른 전쟁 속 인류애적인 영화로 의미가 있을 듯 하다. 


2차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와 많은 유럽 각지에서 폴란드의 의인 소하와 같이 위험을 무릅쓰고 유대인의 자녀를 자신의 자녀로 위장하여 나치의 위협으로부터 구한 사례들이 많다고 한다. 이 영화는 거대한 권력과 무력 앞에 인간으로써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려한 수많은 소하들에게 바치는 헌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