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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전쟁영화

영화 군함도와 제로센이 만든 니콘카메라, 기린맥주

올해 7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군함도. 생 날것 같은 스토리와 스타일리쉬한 영상미학으로 확고한 매니아층을 가진 류승완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초호화 배우들이 총 출연하여 벌써부터 영화에 대한 열기와 기대감이 높다. 


일제의 강압에 조국을 떠나 만주, 하얼빈, 버마는 물론 사이판 등 태평양 이역만리 떨어진 섬까지 학도병과 징용근로자로 끌려가야 했던 일제강점기, 영화 군함도는 그 시절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항에서 23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일명 "군함도"라 불리운 섬으로 강제징용되어 강제노역과 탄압을 받아야 했던 조선인들의 고충과 탈출기를 그린 영화라고 한다. 



한편 인기 감독의 연출과 호화 출연진의 합류 이상으로 이 영화가 국내외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킨 이유는 2015년 7월 일본이 유네스코에 군함도와 더불어 나가사키 조선소 등 일제의 만행이 고스란히 담긴 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국가적 공분을 사는 와중에 제작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의 네티즌과 언론은 영화 "군함도"의 제작에 근거없는 반일에 터무니없는 자국때리기 영화이며 이런 영화의 개봉이 양국간 우호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등 역시나 편협한 반응과 노골적인 반감을 들어냈는데 반대로 일본의 대표작가이자 세계적 명성을 가진 무라카미 하루키와 영화감독으로 아시아전역에 많은 팬을 보유한 이와이슌지는 지속되는 자국의 역사왜곡과 망언에 실망과 우려를 나타낸 바 있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한편 미쓰비시사가 운영한 나가사키조선소와 군함도에는 전쟁기간 중 10만명이 넘는 조선인 근로자들이 강제동원되어 강제노역에 시달렸으며 군함도에서만 800명이 넘는 조선인 광부들이 빛도 들어오지 않는 협소한 심해갱도에서 12시간이 넘는 노역을 강요받다 죽어갔다고한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자신의 신체를 자해해서라도 군함도를 벗어나고픈 근로자들이 속출했다고 하니 그 끔찍한 참상을 상상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일본정부와 미쓰비시사측에서는 현재까지도 이런 사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는데..  


그에 반해 숫적으로 조선인 강제노동자보다 적었던 중국과 미국의 근로자에 대한 보상은 2016년 일괄로 처리되어 당시 국가적 반일과 반발을 불러 일으켰고 나아가 미쓰비시사와 그 자회사의 제품인 미쓰비시자동차, 니콘카메라, 기린맥주 등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번지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와 미쓰비시사는 얼토당토않은 당시 국제법과 논리를 근거로 반인류적 환경 속 정당한 임금과 보상없이 조선인근로자들을 착취한 만행에 대해 여전히 함구하고 있고 적반하장으로 이번 영화 "군함도"의 제작에 우려를 표명하는 등 전혀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전혀 보여주고 있지 않다. 


그렇기때문에 이번 영화 "군함도"가 역사를 왜곡하고 반성할줄 모르는 일본정부와 미쓰비시사를 압박할 수단이자 대내외적으로 일제의 만행을 다시 한번 각인시킬 작품으로 기대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2차세계대전 중 전함 무사시호를 제작하고 진주만 공습과 가미카제공격에 쓰인 A5M 0식함상기 제로센을 설계 제작하는 것은 물론 작게는 폭탄시계창, 쌍안경 등 군수물자를 생산하며 막대한 인명피해를 야기한 일제의 태평양전쟁을 안팎으로 비호한 전범기업 미쓰비시에 대한 응징과 철퇴가 이제라도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리고 7월 개봉을 앞둔 이번 영화 "군함도"가 전후 70년이 지난 너무 늦었지만 바로잡아야 할 역사와 정의의 실현을 위한 작지만 큰 울림이 되길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작지만 우리의 단결된 힘이 또다른 군함도의 희생자들을 막고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원천이 되리란 걸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