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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전쟁영화

슬픔과 여운이 남는 전쟁영화 - 바르샤바1944, Warsaw 44

유럽에서 한국과 가장 역사적으로 유사한 국가를 꼽자면 아마도 폴란드가 아닐까 한다. 근현대사에서 군사강국인 독일과 러시아의 틈바구니에 놓여 침략과 더불어 잦은 전쟁의 무대가 되었던 폴란드. 이번 시간에 추천할 영화 "바르샤바1944"는 그런 폴란드의 근현대사의 상황과 모습을 짐작할 수 있고 멀지만 조금은 가깝게 혹은 동질감을 느끼며 볼 수 있는 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폴란드영화가 아닐까 한다. 


1939년 독일이 오스트리아, 체코 등을 병합하고 이윽고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발발한 2차세계대전. 서유럽전선에 올인하려던 히틀러는 소련과 상호 불가침조약을 체결하지만 이내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독소전을 개시하는데 미국의 참전과 거세지는 소련의 반격에 1944년에 이르러서 독일은 다시금 폴란드지역까지 전세가 밀리게 된다.



영화 "바르샤바1944"는 그 시점 한껏 웅크리고 있던 폴란드의 시민들이 열세에 놓인 독일에 맞서 자주독립을 외치며 일어난 바르샤뱌봉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이다. 애국심에 불타는 폴란드의 젊은이들과 시민들은 나치에 대항하기 위해 비밀리에 조직을 잘 정비하고 소련의 지원이 예정되어 있고 봉기 3일이면 독일 세력을 몰아낼 수 있을거라 예상하는데 믿었던 소련군이 진격을 멈추고 독일과 바르샤바시민군의 전투에 방관하면서 양측의 전투는 길어지고 바르샤바는 피의 도시가 되고 만다.



영화는 시종일관 끔찍한 전쟁속 폴란드 바르샤바의 당시 참상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그속에서 죽어간 많은 이들의 희생 그리고 그속에서 싹튼 우정과 사랑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감독의 다른 의도가 있는지 확신할순 없지만 영화의 중간중간 다소 흐름을 방해하는 장면들이 있어 긴장감을 와해시키는 불협화음을 준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좋았던 점은 이야기를 풀어감에 있어 지루함없이 몰아치는 서사구조와 "그럼에도 시간은 흐르고 사람들은 살아간다"라는 보편적 평화적인 메시지의 암시를 담은 엔딩은 뭉클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많은 영화들이 그렇듯 충분한 볼거리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먹히는 애틋한 러브스토리 그리고 반전에 대한 메시지까지 최근 개봉한 관련 영화 중에서는 괜찮은 작품이라고 평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