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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로맨스영화

아카데미가 좋아하는 "라라랜드, La La Land"

 다소 늦은 "라라랜드" 후기이다. 원래 다짐대로라면 이 영화를 볼일은 없었을 것이다. 원체 춤과 음악이 주를 이루는 영화에 지루함을 느끼는 취향이다. 하지만 "사랑은비를타고" "쉘부르의우산" 같은 고전부터 "벨벳골드마인" "스위니토드" "물랑루즈" "위대한게츠비" "드림걸즈" "레미제라블" 같은 최근작품까지 웬만한 음악영화를 다 섭렵한걸 보면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도 다소 이율배반적이다.  



하지만 그보다 큰 이유는 이 영화 감독의 전작이 "위플래쉬"이기 때문이다. 뭐랄까. 정말 잘 만든영화, 교과서적으로 완벽한 영화지만 두번 보기는 싫은 타입이랄까? 내게는 그런 영화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나탈리포트만이 주연한 "블랙스완"이 그것이다. 



영화 "위플래쉬"에서 느낀 완벽함과 평행하는 진지모드가 다소 질식하게 만든다고나 할까. "라라랜드" 역시 그렇지 않을까 지레 예상했었다. 그럼에도 감상하게 된 이유는 순전히 여주 엠마스톤 때문이다. 몇년전 개봉한 "헬프"라는 영화에서 인상적으로 봤던 배우였는데 그때부터 좋아하게 된 배우이다. 


그녀때문에 보게 된 "라라랜드" 결론부터 말하면 예상밖으로 아주 훌륭하고 두번 아니 여러번 다시 보고 싶은 영화가 되었다. 일단 재즈라는 장르를 어릴때부터 알아왔고 또 들어온 경험때문인지 음악영화의 낯설음이 덜했던 것도 있고 나오는 음악 모두가 귀에 감기는 달콤함과 흥미로움을 느끼게 하였다. 



거기에 더해 30년대 스윙스타일의 춤과 분위기라니... 스튜디오 세트장에서 촬영하는 영화에는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데 빛이라든지 색감이라든지.. 현재의 영화촬영방식과는 상당히 다르면서도 고전적인 클래식함이 느껴지는 그런 화면은 이 영화의 제목이 말해주는 "꿈의나라" "비현실적인 세계"의 완벽한 투영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몇일 후면 89회 아카데미시상식이 열리고 이 영화는 다수의 수상을 거머쥘 것이다. 지난 아카데미 수상작들을 보면 어렵지 않게 예상해볼 수 있는 짐작이다. 아무리 상업영화의 인기가 대단하고 블록버스터들이 즐비해도 결국 아카데미에서 선택하는 작품은 그럼에도 "인간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 특수효과를 썼든 그것은 단순히 수단일뿐 그 영화에 내재된 "인간미" 정확히 말하면 "사람다움"이 깃든 영화가 좋은 평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사람다움"이란 사랑할때 사랑을 하고 아파할때 아파하며 고민할때 고민하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개인적 사견을 붙이면 이 영화는 그것에 정확히 부합하는 영화이자 아카데미가 그동안 선택해왔던 패턴이다. 


더욱이 가볍지 않으며 다소 클래식함까지 갖춘 영화에 기립하는 올드한 영화평단들은 이 영화를 외면하기 힘들 것 같다. 그들이 누렸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고 그들이 그리워하는 과거를 다시금 소환해내는 이런 류의 영화야 말로 그들이 가장 좋아하고 여전히 많은 팬층을 가진 장르가 아니던가. 결국 라라랜드는 제목의 뜻 처럼 "라라랜드" 상상속의 세계 아니 다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기억속에만 존재하는 과거이자 "꿈의나라"를 그들을 위해 지금 현실에서 다시 되살려내주고 있는 것이다.